[tvN드라마] 도깨비 _ 모든 날이 좋았다

Posted by YOOM06
2017. 2. 8. 15:12 Drama & Movie/종영드라마(~2017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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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회 시청률 20.5%로 독보적인 기록을 남긴 tvN드라마 도깨비는 종영 후에도 많은 후유증을 남겼습니다. 그런 시청자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2회에 걸쳐 메이킹 필름, NG 등이 담긴 스페셜 방송이 나갔지만 '도깨비 앓이'를 끝낼 순 없었는데요. 방영과 동시에 모든 내용이 실시간으로 기사화될만큼 화제를 모았던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공유, 이동욱, 김고은, 유인나 주연의 16부작 드라마 도깨비를 만났던 '모든 순간이 좋았다' 포스팅을 준비해봤습니다.

 

 

 

 

<태양의 후예>에서 이미 한번 호흡을 맞췄던 이응복, 김은숙이 두 번째로 내놓은 작품 '도깨비'는 부와 풍요를 가져다준다는 신 '도깨비'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신비한 낭만 설화 한편을 완성하였습니다. 신이 내린 벌로 불멸의 삶을 살아가는 도깨비와 용서받지 못한 죄를 짓고 기억을 잃은 저승사자의 기묘한 동거와 자신이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소녀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유쾌하면서도 슬프게, 찬란하고 아름답게 그려냈습니다. 기존의 김은숙 작가의 작품은 예상을 벗어나는 톡톡 튀는 로맨스와 기가막힌 주인공들의 대사가 장점이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개연성 떨어지는 전개가 뒷심 부족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소위 말발로 순간순간 재치있고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 단숨에 시청자들을 끌어당기지만 뒤돌아서면 기억남는 게 없는 뒤끝없는 드라마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번 작품으로 저평가되었던 은숙 작가의 필력이 재평가되었습니다. 또한 이응복 감독의 섬세하면서도 감성적인 연출이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4년 동안 구상한 만큼 탄탄한 스토리에 예상치 못한 전개로 매회 시청자들의 뒷통수를 치며, 단 3회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였습니다.

 

 

 

 

 

'도깨비'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전개되는 타임슬립 방식이 아니라 900년 이상을 살아온 불멸의 존재의 긴 인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에 존재했던 이들이 환생하면서 과거와 현재가 이어져있다는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때문에 베일에 쌓인 등장인물들의 과거사 역시 드라마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들이 어떤 인연이었는지 예측해보는 것도 재미지만 예상은 매번 빗나갑니다. 그 흔한 삼각관계, 사각관계가 등장하지 않는 것도 특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려시대 무신이자 왕비의 오라버니였던 '김신'은 어린 왕을 두려움을 간과하여 큰 화를 입습니다. 선왕의 뜻을 받들어 어린 왕을 지키고 싶었던 김신은 죽으라 보냈던 전장에서 불사신처럼 승보를 울리며 돌아옵니다. 자신이 왕이 될 수 없다 하여 발 아래 두고 고려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어린 왕여를 왕으로 만든 '박중헌'은 그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며 고립시킨 다음 걸림돌이 되는 김신을 죽음에 이르게 조종합니다. 간신 박중헌의 모함으로 대역죄인으로 몰리며 주군의 칼날에 죽음을 맞이한 김신. 전장에서 수많은 목숨을 앗아으며 수많은 이들의 피를 묻힌 검에 자신의 피까지 묻히게 되면서 그는 신에게 불멸의 벌을 받게 됩니다. 사랑하는 이들의 수많은 죽음을 지켜보는 형벌을 받게 된 도깨비는 그렇게 939년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세상에서 멀어질 때, 누군가 세상쪽으로 등 떠밀어준다면 그건 신이 당신의 곁에 머물다 간 순간이다" 대사처럼 신이된 김신은 언제는 유종신 또 언젠가는 유재신, 유신재로 살아가면서 세상에서 멀어지려고 하는 이들에게 샌드위치를 건네며 작은 기적을 선물합니다. 수천의 사람에게 샌드위치를 건넸지만 스스로 삶을 변화시키는 이들은 많지 않죠. 1회에서 등장한 과거의 김신은 한 어린 소년에게 샌드위치를 건넵니다. 그리고 4회에서 노인이 된 소년의 죽음을 배웅합니다. 그리고 "변호사됐던데, 어려운 사람들도 많이 돕고"라는 말에 대답합니다. 샌드위치 값을 갚고 싶었다고, 계신 걸 알아버려서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말이죠. 기적을 경험한 후 그 순간에 멈춰 서서 신에게 맡겨놓은 것처럼 한번 더 기적을 바라는 보통의 사람과는 달리 스스로를 변화시킨 소년의 삶을 항상 응원했던 도깨비. 고통으로만 가득할 것 같던 불멸의 형벌 속에는 누군가의 행복이, 간절함이 존재했습니다.

 

 

 

 

가슴에 꽂힌 검을 뽑아야지만 비로소 "無"로 돌아갈 수 있는 운명. 그리고 그 검을 뽑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도깨비 신부뿐입니다. 신이 의도한 도깨비 신부의 효용가치는 단지 그뿐이었을까요. 벌을 내린 도깨비에게 짝을 맺어주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데요. 역시나 이 또한 신의 뜻이 있었습니다. 조실부모하고 사고무탁하다는 불우한 가정사를 밝고 씩씩하게 소개하는 여고생 지은탁. 태어나면 안될 운명이었지만 마음 약한 도깨비의 도움으로 태어나지만 8살 생일에 엄마를 잃습니다. 이후 엄마의 보험금을 노리는 비정한 이모 밑에서 갖은 구박을 견뎌냅니다. 누구보다 삶을 포기해버리고 싶은 상황에서도 꿋꿋히 나아가는 은탁의 모습에서 삶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랐던 도깨비마저 삶을 원하게 될정도로 말입니다.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만큼 서브 주인공들의 멜가 돋보이는 작품도 없습니다. 전생에 지은 죄로 과거의 모든 기억도 잃은 채 산자도 죽은자도 아닌 존재로 수많은 죽음을 인도하며 살아가는 저승사자. 그런 그가 우연히 마주친 치키집 사장 '써니'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립니다. 처음부터 사연 많은 티를 팍팍 내는 두 사람. 전생에서도, 현생에서도, 미래에서도 저승사자와 써니의 사랑은 계속되는데요. 김신, 지은탁 커플만큼이나 슬프고 힘든 사랑을 해나갑니다. 이 좋아서 날이 좋지 못해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으며, 도깨비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눈부셨습니다. 김은숙 작가님은 부디 빠른 시일 내에 후속작으로 우리 곁에 돌아와줬으면 하는 바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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