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재난 드라마 '미씽나인' _ 반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한국형 재난 드라마로 야심차게 시작했던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이 어느새 종영까지 단 4회만은 남겨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장르로 극 초반에는 리얼한 추락신, 어두운 분위기를 적절히 환기시켜 주는 코믹 코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떡밥 투척, 회수 등으로 호평을 받아왔지만 결국 평균 시청률 4%대를 유지하며 아쉬운 성적을 기대했습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면 시청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반등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초반 장르적 특성을 잘 살렸던 장점들이 지금은 보이지 않는데요. 방향성을 잃으면서 미씽나인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악역의 수준이 대표적인 막장드라마 주말극과 비등할 정도로 억지스럽고 진부하다는 것에 있습니다. 아직 드라마 전개상 이유가 속 시원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악인 '최태호'가 '서준오'를 자신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싫어하는 것을 넘어서 증오하며 모든 일에 누명을 씌었는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드라마 초반 극을 이어주는 핵심 배경사건으로 다뤄졌던 신재현의 죽음과 드리머즈를 해체하게 된 주요 원인인 서준오 음주운전 사건 역시 한명의 인물 '최태호'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었는데요. 누구의 도움을 받았던지간에 당췌 이해가 안 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룹이 해체된 것이나, 신재현의 자살에 있어서 서준오의 탓을 하면서 진심으로 화를 내는 행동은 앞뒤가 맞지 않죠. 실제로 자신이 누군가에게 덮어씌운 것이라면 오히려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안나 싶습니다. 또한 액션영화에서나 볼법한 불사신같은 생명력은 당황스러울 정도입니다. 물론 영화 속 주인공은 주인공 버프를 받아 날아오는 총알에도 살아남지만 그들에게는 백그라운가 존재합니다. 뛰어난 실력을 지닌 요원들이었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납득이 가지만 연예인이었던 최태호가 계속 살아 돌아오다 못해 절벽에서 떨어졌음에도 생존하고 구조되는 배에 몰래 탔다는 설정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인데요. 또한 무인도에서 한순간에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연쇄 살인범 싸이코패스가 된 것 역시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점은 드라마 전제를 뒤엎는 전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씽나인'은 처음부터 전용기 추락사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라봉희'의 증언에 의해 사고의 진실을 찾아나가는 미스터리 추리극을 표방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극적인 반전을 위해 본래의 내용과는 살짝 다르게 포장을 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괜찮지만 유일한 생존자라는 말이 무색하게 죽은 사람보다 살아 돌아온 사람이 훨씬 많은 것은 아쉽습니다. 차라리 살아돌아온 사람들 간의 진실게임 식의 진행이라든지, 라봉희의 기억에 의해 극이 전개되다 후반부에 가서 살아있는 생존자들이 등장해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여줬다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럼에도 결말에서는 사이다 반전을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것 또한 사실인데요. 초반의 분위기로 다시 돌아와 특유의 코믹함도 살아있으면서도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전개가 이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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